미국, 호르무즈 해협 해상봉쇄 돌입

Share

이갈렙 기자 기자

▲ 호르무즈에 집결한 아브라함 링컨 항모 전단 (위키미디어 커먼즈)

 

미국이 13일 호르무즈 해협에서 이란 항만을 오가는 선박을 대상으로 해상봉쇄를 시작한다. 미국과 이란의 협상이 결렬된 직후 나온 조치로, 중동 긴장과 국제 에너지 시장 불안이 다시 커지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이날 소셜미디어를 통해 해상봉쇄가 미 동부시간 13일 오전 10시에 시작된다고 밝혔다. 미 중부사령부도 트럼프 대통령 결정에 따라 봉쇄 시행 방침을 공식 발표했다.

 

미 중부사령부는 이번 봉쇄가 이란 항구와 연안 해역으로 들어가거나 이란 항구에서 나오는 모든 국가 선박에 적용된다고 설명했다. 대상에는 아라비아만과 오만만에 있는 이란 항구가 포함된다. 다만 비이란 항구를 오가는 선박은 정선 대상에서 제외된다고 밝혔다.

 

미군은 봉쇄 발효 전 항행 경보를 발령하고, 오만만과 호르무즈 해협 진입 구간에서 운항하는 선박에 교신 채널 16으로 미군과 연락하라고 권고했다. 해상 통제 과정에서 민간 선박 운항과 우발 충돌 가능성을 함께 관리하려는 조치로 보인다.

 

트럼프 대통령은 미국과 이란의 1차 협상이 실패한 뒤 미 해군이 즉시 해협 차단에 나설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이란이 해협에 기뢰를 설치했다고 주장하며 미국이 기뢰 제거 작업도 시작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미군이나 민간 선박을 향해 공격하는 이란 세력에는 강하게 대응하겠다고 경고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미국 외 다른 나라들도 봉쇄에 참여할 것이라고 밝혔지만 구체적인 국가는 언급하지 않았다. 실제로 어떤 나라가 동참할지는 아직 확인되지 않았다.

 

이란은 즉각 반발했다. 압바스 아락치 이란 외무장관은 미국의 해상봉쇄를 두고 “최대주의”라고 비판했다. 그는 지난주 이슬라마바드 협상에서 미국이 계속 조건을 바꾸며 협상을 어렵게 만들었다고 주장했다.

 

이란 국방부도 호르무즈 해협은 앞으로도 이란과 역내 국가들의 통제 아래 있을 것이라고 맞섰다. 미국의 군사·해상 압박에 밀리지 않겠다는 뜻을 분명히 한 것이다.

 

이번 조치는 호르무즈 해협의 전략적 중요성 때문에 파장이 클 수밖에 없다. 호르무즈 해협은 중동산 원유와 가스가 세계 시장으로 나가는 핵심 항로다. 이곳의 항행이 흔들리면 국제 유가와 해상 물류가 즉각 영향을 받을 수 있다. 중동산 원유 의존도가 높은 한국도 예외일 수 없다.

 

트럼프 대통령은 협상 결렬의 핵심 원인으로 이란 핵 프로그램을 들었다. 그는 군사작전을 계속하는 것보다 나은 합의가 일부 가능했더라도, 이란이 핵 능력을 유지하는 것은 받아들일 수 없다고 밝혔다. 또 미국 협상단이 이란 대표단과 우호적인 분위기에서 대화했지만, 결국 이란이 핵 프로그램의 완전한 해체를 수용하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결국 이번 해상봉쇄는 협상 실패 뒤 미국이 외교보다 압박에 무게를 실었다는 뜻으로 해석된다. 다만 세계 에너지 수송의 요충지인 호르무즈 해협에서 긴장이 실제 충돌로 이어질 경우 그 여파는 중동을 넘어 국제 시장 전반으로 확산할 가능성이 크다.

Read more

Local New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