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가자 전쟁 종식 계획 제시…이스라엘 환영·회의 교차 반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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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용선 기자 기자

▲ 2025년 9월 29일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백악관 집무실에서 20개 조항을 두고 논의하고 있다.  © 아비 오하욘/GPO(이스라엘 기자청)

 

백악관서 20개 조항 발표

미국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와 함께 가자지구 전쟁 종식을 위한 20개 조항의 전쟁 종식 계획을 발표했다. 이스라엘 내에서는 ‘전쟁 목표 달성’이라는 긍정적 반응과 ‘하마스가 수용 불가’라는 회의가 엇갈렸고, 아랍과 서방 주요국은 잇따라 지지 성명을 냈다. 정작 하마스는 아직 공식 입장을 내지 않고 있다.

 

이번 계획은 29일 워싱턴 백악관 공동 기자회견에서 공개됐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스라엘이 동의한 순간부터 하마스에 72시간의 답변 기한이 주어진다”며 “이제 하마스가 선택할 차례”라고 강조했다. 백악관이 공개한 문건에 따르면 핵심은 △인질 전원 송환 △하마스 무장 해체 △가자의 비무장지대화 △국제기구 ‘평화위원회’ 감독 하의 무소속 팔레스타인 기술관료 행정체 수립 등이다.

 

이스라엘 전문가 엇갈린 평가

이스라엘 보안전문가 아미르 아비비 예비역 준장은 “전쟁의 모든 목표가 이 합의로 충족된다”며 “이스라엘의 완전한 승리”라고 평가했다. 그는 이 계획이 인질 전원 송환뿐 아니라 하마스의 무장 해체, 가자시티·라파·북가자·필라델피 회랑에 대한 사실상의 이스라엘 통제까지 보장한다고 강조했다. 또 “하마스는 카타르에 재정적으로 의존하고 있고, 카타르가 이미 서명했기 때문에 결국 거부할 수 없을 것”이라며 하마스의 수용 가능성을 낙관적으로 전망했다.

 

반대로, 전 이스라엘군 국제대변인이자 미국 민주주의수호재단(FDD) 선임연구원인 자나탄 콘리쿠스는 강한 의구심을 드러냈다. 그는 “하마스가 스스로 무기를 내려놓는 것은 그들의 지하디 신념에 정면으로 배치되는 일”이라며 “결국 IDF가 지상과 지하에서 압박을 계속 가해야 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특히 “만약 하마스가 무장 해제한다면 곧바로 가자 주민들의 보복에 직면할 것이고, 이는 그들에게 사실상 자살 행위나 다름없다”고 분석했다.

 

콘리쿠스는 또 실현 가능성에 회의적인 이유를 구체적으로 짚었다. 그는 “트럼프가 언급한 파키스탄과 터키는 과거 하마스를 두둔해온 국가들”이라며, 누가 가자 행정을 맡을 기술관료가 될지, 어느 나라가 실제로 병력을 파견할지 불확실하다고 지적했다. 또한 “교육 체제를 근본적으로 바꾸지 않는 한 탈급진화(deradicalization)는 불가능하다”며, 이를 위해서는 팔레스타인 난민 구호를 담당해 온 UNRWA의 영향력을 제거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다만 그는 “이번 계획이 국제적·지역적 압력을 한데 모아 하마스에 가해진 첫 사례라는 점에서 외교적 이정표라는 의미는 있다”며, 이스라엘 안보 요구 대부분을 충족시킨 점은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정부, 조건 충족 확인

이스라엘 정부 차원에서는 대체로 지지를 표명하고 있다. 요시 푹스 내각 비서관은 이번 계획이 지난해 내각이 설정한 다섯 조건—인질 전원 송환, 하마스 무장 해체, 가자 비무장화, 이스라엘 안보 통제, 하마스·팔레스타인 자치정부가 아닌 새 행정체 수립—을 모두 충족한다고 설명했다.

 

그는 팔레스타인 자치정부(PA)가 가자를 다스리는 일은 없을 것이라고 강조하며 “트럼프의 2020년 계획이 요구한 대규모 개혁과 미·이스라엘의 승인 조건은 결코 충족되지 않을 것이기 때문에 PA는 가자를 통치하지 못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팔레스타인 국가 수립에 대한 절대적 반대 입장은 여전히 유효하며, 이번 계획은 국가를 세우는 것이 아니다. 트럼프 대통령도 총리의 반대 입장을 존중한다고 명시했고 이는 이스라엘 정부 전체의 입장”이라고 밝혔다.

 

푹스는 또 “전쟁 시작 이후 인질 전원 석방과 동시에 IDF의 가자 통제와 이스라엘 안보 보장을 담은 제안은 이번이 처음이다”라고 덧붙였다. 이는 하마스가 줄곧 인질 석방의 전제조건으로 요구해온 ‘이스라엘군 전면 철수’와는 달리, IDF의 주둔과 안보 통제를 유지한 상태에서 인질 송환을 포함한 점에서 중요한 변화로 평가된다.

 

국제적 지지 확산

국제적 반응은 신속했다. 사우디아라비아, 카타르, 이집트, 요르단, 아랍에미리트, 터키, 파키스탄, 인도네시아 등 8개국 외교장관은 29일 좌정에 공동성명을 발표하고 “트럼프 대통령의 진지한 노력에 감사하며, 합의 이행을 위해 기여할 준비가 돼 있다”고 밝혔다. 독일·영국·프랑스·이탈리아·스페인, 호주·인도, 레바논·스웨덴 등 서방과 중도국가들도 지지를 표명했다. 팔레스타인 자치정부(PA) 또한 환영 입장을 내놨다.

 

▲ 카타르 외교부는 2025년 9월 30일 좌정에 사우디아라비아, 카타르, 이집트, 요르단, 아랍에미리트, 터키, 파키스탄, 인도네시아 등 8개국 외교장관이 트럼프 계획을 지지함을 표명했다.     ©X / 카타르 외교부

 

하마스 ‘침묵’, 이슬람지하드는 정면 반발

반면, 하마스와 지난 2년간 가자에서 함께 전투를 벌여온 이슬람지하드는 정면으로 반대했다. 이란을 기반으로 한 이 단체의 지야드 알나칼라 사무총장은 “이스라엘-미국 합의에 불과하다”며 “팔레스타인에 대한 침략 지속이며 지역 폭발로 이어질 것”이라고 주장했다.

 

하마스는 카타르·이집트로부터 문안을 전달받고 “책임 있게 검토하겠다”고만 밝혔으며, 공식 거부나 수용은 하지 않고 있다. 마지드 알안사리 카타르 외교부 대변인은 “계획안을 밤 11시 반(현지 시간)에 전달했기 때문에 아직 답변을 논할 단계가 아니다”라면서도 “낙관하고 있으며, 계속 접촉을 이어가겠다”고 말했다.

 

트럼프의 20개 조항 전쟁 종식 계획은 이스라엘 안보 요구 대부분을 충족하면서도 국제·지역 압력을 동원해 하마스를 고립시킨 첫 사례라는 평가와 동시에, 실현 가능성을 두고는 여전히 큰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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