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갈렙 기자 기자
![]() ▲ 경제 중심도시인 텔아비브 도시 전경 (사진=위키미디어 커먼즈) |
이스라엘 혁신청(IIA)이 발표한 2026년 하이테크 현황 보고서가 사상 최대 수준의 수치를 기록했지만, 이면에는 이스라엘 테크 산업의 구조적 변화에 대한 심각한 경고가 담겨 있다고 이스라엘 유대인 뉴스 매체 JNS가 3일 분석 보도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이스라엘 하이테크 부문의 실질 생산량은 2025년 8.2% 성장했으며, 수출 850억 달러, 엑시트 840억 달러, 자금 조달 거의 150억 달러를 기록했다. 무엇보다 하이테크 부문이 이스라엘 전체 경제 성장의 절반가량을 담당해 국내총생산(GDP) 성장률 2.9% 중 1.44%포인트를 기여했다. 32개월째 전쟁 중인 나라로서는 놀라운 수치다.
그러나 JNS의 테크 저널리스트 제임스 스피로는 보고서의 세부 내용을 들여다보면 10년 후 이스라엘 하이테크가 어떤 모습일지에 대한 의문이 제기된다고 밝혔다. 840억 달러 엑시트 수치는 구글의 와이즈 인수(32억 달러), 아미스 딜(77억 달러), 사이버아크 인수(250억 달러) 등 세 건의 대형 거래에 크게 의존하고 있다. 이 세 거래를 제외하면 실제 인수합병(M&A) 시장은 189건, 약 185억 달러 규모로 훨씬 작다.
이스라엘 테크의 ‘미국화’도 핵심 과제로 떠올랐다. 2026년 3월 기준 이스라엘 민간 테크 기업 내 이스라엘 거주 직원 비율은 62%로 2019년 69%에서 7%포인트 하락했다. 미국이 해외 취업 증가의 최대 목적지이며, 단순 영업직뿐 아니라 R&D, 제품관리 등 핵심 직군에서도 이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2026년 3월 기준 이스라엘 거주 고위 임원 비율은 약 9.6% 하락하고 미국 고위 임원은 늘었다. 스피로는 경영진이 뉴욕이나 샌프란시스코에 있고 델라웨어에 법인을 둔 기업을 과연 ‘이스라엘 기업’이라 부를 수 있는지에 대한 의문이 제기된다며, 세수 귀속지, 인재 유입, 이스라엘의 경제 주권에 영향을 미친다고 지적했다.
드로르 빈 IIA CEO는 “이스라엘 하이테크는 현재 갈림길에 서 있다”며 “한편으로 이스라엘은 계속해서 혁신 기업을 만들고 투자를 유치하며 글로벌 기술 최전선을 이끌고 있지만, 다른 한편으로 활동과 인력, 자본의 일부가 이스라엘 밖으로 이동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우리의 주요 과제는 혁신을 계속 만들어내는 것뿐 아니라, 이 혁신이 이스라엘 내에서 계속 가치, 일자리, 성장을 만들어내도록 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셰켈 강세도 심각한 압박 요인이다. 하이테크 부문은 주로 달러로 벌고 셰켈로 임금을 지급하는 구조인데, 달러·셰켈 환율이 2024년 평균 3.7셰켈에서 2025년 3.45셰켈로 하락한 것만으로도 하이테크 생산량에서 190억 셰켈(이스라엘 GDP의 약 1.1%)이 증발했다. 환율은 이후 2.85셰켈로 더 떨어졌다. 셰켈 강세는 달러 기준 인건비를 높이고 마진을 압박해, 텔아비브 대신 바르샤바나 오스틴에 R&D팀을 두는 경제적 유인을 강화한다.
이스라엘 하이테크 R&D 인력이 10년 만에 처음으로 감소한 것도 주목된다. 약 3,500명의 R&D 인력이 줄었고, 전체 하이테크 고용에서 R&D 비중이 51%에서 49%로 처음으로 절반 아래로 내려갔다. IIA는 AI 도구가 더 적은 인원으로 더 많은 것을 가능하게 하는 구조적 요인과 이스라엘 기업들이 R&D를 인건비가 낮은 동유럽으로 외주화하는 현상을 두 가지 원인으로 제시했다.
보고서에서 거의 주목받지 못한 또 다른 수치도 있다. 하이테크 생산량이 8.2% 성장했음에도 2008~2022년 평균 연간 성장률(6.5%)이 지속됐을 경우의 예상 GDP 수준과 비교하면 현재 190억 셰켈(약 66억 달러)의 격차가 존재한다.
아론 스토펠 IIA 이사장은 “이스라엘의 가장 큰 강점은 시장 규모나 천연자원이 아닌 다르게 생각하고 위험을 감수하며 획기적인 기술을 현실로 만드는 능력”이라며 “우리의 사명은 기술, 자본, 인재를 둘러싼 경쟁이 해마다 치열해지는 세계에서 이 강점이 침식되지 않도록 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