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예은 기자 기자
![]() ▲ 외국인을 비롯한 한국어를 모어로 하지 않는 사람들을 대상으로 한 한국어능력시험. |
이스라엘에서 처음으로 한국어능력시험(TOPIK)이 실시됐다. 이스라엘 한글학교는 지난 10월 18일(토) 교내 시험장에서 TOPIK을 진행하며, 현지에서 공식 시험기관으로서 첫 시험을 운영했다.
이번 시험은 주이스라엘한국대사관과의 협력 아래 이뤄졌다. 대사관이 감독을 맡고, 이스라엘 한글학교는 시험장 준비와 운영을 담당했다. 학교 측은 “1년 전 시험 시행을 신청해 시험장과 보안 기준의 적합 판정을 받았고, 시험지는 외교행낭을 통해 전달받아 규정에 따라 준비했다”고 설명했다.
■ 안식일로 어려웠던 현지 시행… “토요일 시험이 큰 제약”
TOPIK은 한국은 물론 해외에서도 주로 토요일에 시행된다. 그러나 이스라엘에서는 토요일이 안식일로, 대부분의 상점과 관공서, 학교와 각종 교육기관이 문을 닫는다. 이러한 환경 때문에 공식 시험장을 확보하기가 사실상 어려웠다.
그 결과, 오랫동안 이스라엘 수험생들은 요르단이나 유럽 등 해외로 이동해 시험을 치러야 하는 불편을 감수해야 했다. 최근에는 지역 정세 불안까지 겹치면서 현지에서 시험을 시행해야 한다는 필요성이 더욱 커진 상황이었다.
이번 TOPIK 시행은 이러한 현지 요구가 반영된 결과로, 많은 수험생들이 해외 이동 없이 시험을 치를 수 있게 됐다.
다만 안식일을 엄격히 지키는 정통 유대인 학생들은 여전히 응시할 수 없는 현실이다. 학교 측은 “시험이 열리면서 많은 학생들이 혜택을 보게 됐지만, 안식일 때문에 응시하지 못하는 유대인 학생들을 생각하면 아쉬움이 남는다”고 전했다.
■ 응시자 30여 명… 한국행 준비하는 현지 청년들
이번 시험에는 30명가량이 응시했다. 유대인과 아랍인을 포함해 다양한 배경의 수험생들이 참여했으며, 연령대는 10대 후반부터 30대 초반까지의 청년층이 중심을 이뤘다.
응시 동기는 △한국 대학 진학 및 장학금 준비 △취업·비자 요건 충족 △한국인 배우자와의 결혼 준비 △한국어 실력 검증 등 다양했다.
또한 일부 대학이나 장학 프로그램에서 TOPIK 급수를 참고하는 경우도 있어, 향후 한국행을 준비하는 학생들에게 도움이 될 것으로 학교 측은 보고 있다.
■ “한국어 수요 꾸준히 증가”… 현지 한국어 교육의 중심 역할
이스라엘 한글학교는 재외동포 학생을 대상으로 한국어와 한국 문화를 교육하는 기관으로, 오랜 기간 이스라엘 내 한국어 교육의 중심 역할을 맡아왔다.
학교 측은 “한국 유학을 준비하는 학생뿐 아니라 취업·결혼 등 실생활 목적의 한국어 수요가 증가하고 있다”며 “앞으로도 연 2회 정도 TOPIK을 시행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번 첫 시행으로 이스라엘 학습자들이 해외 이동 없이 TOPIK에 응시할 수 있는 환경이 마련되면서, 한국 진학과 진로 준비에 실질적인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