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예은 기자 기자
![]() ▲ 이스라엘의 한국 음식 맛집 ‘베들라면’ © KRM |
예루살렘에 특별한 라면집이 있다. 한국인이 운영하는 ‘베들라면’이다. 베들(베이트)은 히브리어로 ‘집’이라는 뜻으로, 베들라면은 ‘라면집’을 의미한다.
엄마의 마음으로 시작한 무료 라면집
한국-이스라엘 동아리(한-이 동아리)는 2021년부터 한국 문화를 알리기 위해 이스라엘 현지인들에게 무료로 라면을 제공하고 있다. 매주 화요일과 목요일, 두 곳에서 오후 1시부터 7시까지 운영되며, 끊임없이 현지인들이 찾아온다.
이 동아리를 이끄는 임은선 씨는 “한인들과 현지인들이 자연스럽게 만날 수 있는 공간을 만들고 싶었다”고 말한다. 한국 음식 중 가장 간편한 라면으로 현지인들을 따뜻하게 대접하겠다는 ‘엄마의 마음’이 베들라면의 시작이었다.
![]() ▲ 현지인들로 북적이는 베들라면. 한국 라면의 인기를 실감할 수 있다. © KRM |
다양성을 고려한 세심한 배려
베들라면의 특징은 이스라엘 사회의 다양성을 고려한다는 점이다. 채식주의자를 위한 야채라면부터 유대교 율법을 지키는 사람들을 위한 코셔 라면까지 준비되어 있다. 실제로 유대인 손님 10명 중 1명이 코셔를 지키기 때문에, 코셔 전용 그릇도 별도로 마련해두었다.
라면 외에도 김치와 밥이 제공되며, 짜장라면에는 계란도 함께 나온다. 이 모든 것이 무료로 제공되는데, 한국 문화 확산을 응원하는 후원자들의 지원으로 가능하다.
![]() ▲ 베들라면은 다양한 종류의 라면을 보유하고 있다. 매운 음식을 못먹는 현지인들에게 ‘순한맛 라면’이 인기이다. © KRM |
입소문을 타고 퍼진 인기
처음에는 페이스북과 인스타그램으로 홍보했지만 하루 3~4명만 방문했다. 하지만 한국 문화를 사랑하는 현지 커뮤니티 내에서 입소문이 퍼지면서 지금은 구글 지도에도 등록될 만큼 유명해졌다.
흥미로운 점은 장소에 따라 방문객 구성이 다르다는 것이다. 화요일 올드시티에서는 주로 아랍계 중고등학생들이, 목요일 예루살렘 시내에서는 유대인들과 한국인 유학생들이 많이 찾는다.
현지인들의 반응
매주 빠지지 않고 방문하는 단골손님도 여럿이다. 현지인 이얄 프리드만 씨는 “이곳에 오면 마치 집에 온 것처럼 따뜻함을 느낀다”고 말한다. 웬만한 한국인도 매워하는 불닭볶음면을 즐기는 그는 이스라엘 사람들이 전 세계 음식에 열려 있어서 한국 음식도 좋아하는 것 같다고 말하며, 이렇게 맛있는 한국 음식을 제공하는 베들라면에 감사함을 느낀다고 했다.
2년째 봉사 중인 조메리 씨는 “유대인 친구들이 베들라면이 어디냐고 길을 물어서 알게 됐는데, 가보니 일손이 부족하다고 해서 돕기 시작했다”며 “마음껏 현지인들과 자유롭게 교류할 수 있다는 게 기쁘다”고 말했다.
![]() ▲ 단골손님 이얄 프리드만 씨와 베들라면 멤버들. © KRM |
단순한 라면집을 넘어서
베들라면은 때때로 특별한 이벤트에도 참여한다. 올해 3월 이스라엘의 부림절을 맞아 열린 ‘한국의 날’ 행사에 함께했는데, 이 행사에서는 다양한 한국 음식 체험과 태권도 공연 같은 문화 프로그램이 진행됐다.
이 동아리를 이끄는 임은선 씨는 “현지인들이 맛있게 먹고 고마워할 때 가장 보람을 느낀다”고 말한다. 매주 젊은 유대인 친구들로부터 긍정적인 에너지를 얻는다는 그녀의 말처럼, 베들라면은 무료 라면 제공을 넘어 한국과 이스라엘 문화가 자연스럽게 만나는 교류의 장이 되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