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갈렙 기자 기자
![]() ▲ 후자이라 석유 터미널(FOT), 아랍에미리트 후자이라 (사진=위키미디어 커먼즈) |
아랍에미리트(UAE)가 이란 전쟁 여파로 호르무즈해협 통항이 사실상 막힌 가운데 우회 수출 능력을 대폭 확대하기 위해 신규 송유관 건설에 속도를 낸다고 아부다비 미디어오피스가 15일 밝혔다.
칼리드 빈 모하메드 빈 자이드 알나하얀 아부다비 왕세자는 이날 아부다비국영석유공사(ADNOC) 이사회 집행위원회 회의를 주재하며 서동(西東) 파이프라인(West-East Pipeline) 사업의 조기 완공을 지시했다. 이 파이프라인은 현재 건설 중이며 2027년 가동이 목표다. 아부다비 미디어오피스는 당초 완공 목표 시점은 공개하지 않았다.
신규 파이프라인이 완공되면 UAE의 후자이라항을 통한 원유 수출 능력이 현재의 두 배로 늘어난다. UAE는 아부다비 육상 유전 하브샨과 오만만 연안 후자이라항을 잇는 기존 아부다비 원유 파이프라인(ADCOP), 일명 하브샨-후자이라 파이프라인을 보유하고 있다. 이 파이프라인의 수송 능력은 하루 최대 180만 배럴이며, 호르무즈해협을 거치지 않고 원유를 수출할 수 있는 사실상 유일한 경로로 이번 위기에서 핵심 역할을 하고 있다.
UAE와 사우디아라비아는 걸프 산유국 중 호르무즈해협을 거치지 않고 원유를 수출할 수 있는 파이프라인을 보유한 유일한 두 나라다. 오만은 오만만에 긴 해안선을 보유하고 있어 대안이 있지만, 쿠웨이트·이라크·카타르·바레인은 수출의 대부분을 호르무즈해협에 의존하고 있다.
이란 전쟁 이전 UAE의 원유 생산량은 하루 300만 배럴을 웃돌았다. 전쟁 이후에는 에너지 시설 피격과 해상 운송 차질로 생산량이 하루 180만~210만 배럴로 줄어든 상태다. UAE가 목표로 하는 생산 능력은 하루 490만 배럴이며, 신규 파이프라인 완공에 맞춰 2027년까지 500만 배럴 수준으로 끌어올린다는 계획이다.
이란은 지난 2월 28일 미국-이스라엘의 공습·해상 작전이 시작된 직후 호르무즈해협을 사실상 봉쇄했다. 평시 호르무즈해협을 통과하는 원유는 세계 공급량의 5분의 1에 달하는 하루 2000만 배럴 수준이었으나, 봉쇄 이후 통항량이 95% 이상 급감했다.
칼리드 왕세자는 이날 회의에서 ADNOC이 역내 혼란 속에서도 국내외 에너지 공급을 안정적으로 유지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또한 ADNOC에 향후 사업 전반에서 ‘에미리트산 제품’을 우선 조달하도록 지시했다. UAE는 이달 초 1967년 창설 이래 처음으로 석유수출국기구(OPEC) 탈퇴를 선언했으며, 이를 계기로 생산량 결정에서 더 큰 유연성을 확보하게 됐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