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갈렙 기자 기자
![]() ▲ 이란 정유 시설이 불타는 모습 (화면캡쳐=X@mog_russEN) |
미·이란 협상이 막바지로 치닫는 가운데 이란 내부에서 비밀리에 전달된 증언들이 이란 국민이 트럼프 행정부의 합의 타결에 깊은 두려움을 품고 있음을 보여준다고 예루살렘포스트가 27일 보도했다.
이스라엘인과의 접촉은 이란에서 형사 범죄에 해당한다. 이슬람 정권은 개인들을 이스라엘 모사드와의 연계 혐의로 수시로 기소해 처형을 정당화해 왔다. 1월 시위에서 수많은 시위대가 정권에 의해 살해되고 수천 명이 자의적으로 체포되거나 실종된 이후, 예루살렘포스트와 접촉한 이란인들은 익명을 조건으로 증언했다.
이란 고위 전문직 종사자인 Z씨는 트럼프 대통령이 1월 “도움이 오고 있다”고 약속하며 이란 애국자들에게 시위를 이어가라고 촉구했을 때 미국과 이스라엘에 “큰 희망”을 걸었다고 밝혔다. 당시 트럼프 대통령은 “이란 애국자들이여, 계속 시위하라. 여러분의 기관을 장악하라. 살인자와 학대자의 이름을 기억하라. 그들은 반드시 큰 대가를 치를 것”이라고 약속했다.
정권은 4,000명 미만의 사망자를 인정하며 대부분을 외세 지원을 받은 폭동 세력의 소행으로 돌렸지만, 인권단체들과 서방 언론에 익명으로 증언한 이란 당국자들은 실제 사망자 수가 3만 명에 가깝다고 추산했다. 정권의 인터넷 차단, 피해자 가족에 대한 협박, 집단 실종으로 인해 외부 세계가 학살의 전체 규모를 파악하기는 어려운 상황이다.
Z씨는 “이란 국민은 심각한 심리적 위기 상태에 있으며 미래에 대한 희망이 거의 없다”며 알리 하메네이의 아들 모즈타바 하메네이가 부친을 승계한 이후에도 상황이 거의 나아지지 않았다고 밝혔다. 그는 모즈타바 하메네이가 사실상 얼굴마담으로 전락했으며 국가 실권이 혁명수비대 최고 지휘부에게 넘어갔다고 주장했다. 갈리바프 이란 의회 의장의 영향력 확대와 혁명수비대의 하메네이 선출 개입 의혹을 담은 수많은 보도도 이 의심을 뒷받침하고 있다.
Z씨는 “국민들은 정권 내부 개혁에 아무런 희망이 없으며 유일한 희망은 다른 나라들의 압박과 무력”이라며 “합의가 이뤄진다면 국민들은 정권 교체를 향한 희망을 완전히 잃게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그는 “이란 국민들은 트럼프의 귀환에 매우 기뻐하며 그를 구원자로 봤지만, 최근 트럼프의 정책들로 인해 그 신뢰가 매우 약해졌다”며 “국민들은 미국이 자국의 이익만을 위해 싸웠다고 생각하며 트럼프의 최근 입장에서는 정권 교체에 희망을 줄 어떤 지지의 흔적도 보이지 않는다”고 말했다. 그는 “이슬람 공화국은 정상적이거나 관습적인 정권이 아니다. 국민들은 시민적 수단이나 시민 행동주의로 정권이 정책을 바꾸도록 강제할 수 없으며, 따라서 외부의 힘과 지원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1월 8일 이란 서부 지방에서 어린 딸을 잃은 고령의 이란인 X씨는 “국민의 80%가 전쟁 외에는 더 이상 출구가 없다고 본다”고 말했다. X씨를 비롯한 많은 이란인들은 딸을 잃은 이후 점점 심해지는 경제난에 시달리고 있다. 인터넷 차단으로 이미 6월 전쟁과 수년간의 서방 제재로 휘청이던 이란 경제가 더욱 악화됐다. 정권이 대리세력 지원을 계속하는 동안 가족 지원 및 청년 인구 법 등 약속된 복지 프로그램은 재원을 배정받지 못해 수백만 명이 지원을 받지 못하고 있다. 6월에 지급된 7달러짜리 생계 보조금도 이란의 극심한 인플레이션을 막는 데 별 도움이 되지 못했다.
X씨는 “지금 경제 상황은 1월 이전보다도 더 나빠졌으며, 국민들은 전쟁이 다시 한번 구원의 길이 되기를 바라며 이 모든 것을 견디고 있다”며 “트럼프 대통령이 시작한 일을 끝마쳐 이 자들을 세상에서 뿌리 뽑아주기를 모두가 기다리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우리는 타협하거나 살인적인 체제를 찬양하기 위해 죽은 것이 아니다”라는 말로 증언을 마쳤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