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헤란의 평온 뒤에 숨겨진 이란 경제 붕괴

Share

이갈렙 기자 기자

 

▲ 전쟁전의 이란 테헤란 도시의 어느 맑은 날 (사진=위키미디어 커먼즈)

 

테헤란 거리는 겉으로 평온을 되찾았다. 카페가 문을 열었고 교통 체증도 일상으로 돌아왔다. 그러나 그 이면에서 이란은 극단적 탄압으로도 막지 못할 수 있는 금융 붕괴 직전에 놓여 있다. 예루살렘포스트가 29일 아미차이 스타인 기자 명의로 보도했다.

 

거리는 사람으로 가득하지만 주머니는 텅 비어 있다. 이란 리알화는 국민들이 어떻게든 처분하려는 부담이 됐다. 텔아비브대학교 다얀센터 소장 아모스 나단 교수는 “시장에는 아무도 이란 화폐를 보유하려 하지 않기 때문에 미칠 듯한 인플레이션이 있다”며 “이 화폐는 근본적으로 불안정하다”고 밝혔다.

 

최근 군사적 갈등이 발생하기 전부터 이란은 약 70%의 인플레이션에 시달리고 있었다. 2차 세계대전 이후 최고 수준이다. 이란의 새 월 최저임금은 1억6,000만 리알을 넘는다. 천문학적 숫자처럼 들리지만 실제 가치로 환산하면 100달러(약 14만 원)에 불과하다.

 

전략 컨설턴트이자 ‘경제의 검’ 저자인 에얄 하시케스는 “전쟁 중에는 이란에서 경제 활동이 많지 않아 화폐 가치가 급격히 떨어지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그는 “일상이 완전히 정상으로 돌아오는 순간 리알화의 더욱 심각한 약세를 목격하게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화폐 가치 폭락의 인적 비용은 충격적이다. 생필품이 사치품이 됐다. 식당에서 케밥 한 그릇이 500만~600만 리알이다. 닭고기와 쌀로 구성된 기본 식사도 400만 리알에 달한다. 나단 교수는 “아동 성매매 등 식량을 구하기 위한 극단적 사례들이 여러 분야에서 나타나고 있다”며 “특히 빈곤층이 매우 심각한 방식으로 고통받고 있는 인구”라고 밝혔다.

 

이란의 경제난은 전쟁이 만든 것이 아니다. 전쟁은 기존의 위기를 가속했을 뿐이다. 전쟁 발발 전부터 만성적 에너지 위기와 강제 순환 정전, 저수지를 말린 지속적 가뭄이 이란을 짓눌렀다. 이 문제들은 올해 1월 대규모 폭동으로 이어졌고 정권은 수만 명의 시위대를 살상하며 진압했다.

 

정권은 반정부 여론을 억누르기 위해 인터넷을 대부분 차단했다. 온라인 결제 불가와 수출 차단으로 인해 이 디지털 봉쇄가 경제에 하루 3,700만 달러(약 530억 원)의 손실을 주고 있는 것으로 추산된다.

 

하시케스는 이란이 침체에서 벗어나려면 경제 제재를 해제하는 것 외에 방법이 없다고 밝혔다. 그는 “외부 투자 없이 이란은 성장할 수 없다”며 “제재 해제 없이는 경제 재건이 불가능하다”고 말했다.

 

이스라엘은 갈등 중 이란의 군사 대리 세력 자금 조달 능력을 약화하기 위해 주요 산업 시설을 타격했다. 철강·석유화학 공장이 주요 대상이었다. 하시케스는 “철강 시설과 석유화학 등 산업 공격으로 이란의 잠재적 연간 수익이 수십억 달러, 심지어 수백억 달러 감소했다”고 밝혔다.

 

가장 큰 압박은 호르무즈해협 해상 봉쇄다. 수 주째 이란 항구에서 물자 흐름이 완전히 멈췄다. 이란의 핵심 생명선인 원유가 주요 고객인 중국에 도달하지 못하고 있다. 나단 교수는 “이란 수출의 약 85%가 원유”라고 밝혔다.

 

위기는 물류적 한계점에 도달하고 있다. 분석가들은 5월 중순이면 이란의 원유 저장 공간이 완전히 바닥날 것으로 추산한다. 그때 정권은 수십 년을 좌우할 선택에 직면한다. 유전을 폐쇄하는 것이다. 하시케스는 “유전이 오랫동안 비활성 상태로 있으면 다시 가동하기까지 수년간의 복구 작업이 필요하다”고 경고했다.

 

나단 교수는 원유 품질 문제도 지적했다. 그는 “원유를 퍼올리지 않으면 품질이 떨어지기 시작한다”며 “코로나19 시기 펌프 가동을 유지하려고 원유 가격이 마이너스로 전환됐던 것을 기억한다. 이란은 새로운 고난의 순환에 진입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란 중앙은행은 최근 국가 경제 복구에 최소 12년이 걸릴 것으로 추산했다. 오늘 전쟁이 끝난다는 가정 아래서다. 예루살렘과 워싱턴에서는 이란 경제가 붕괴할 것인지가 아니라 이란 국민이 그 전에 정권을 무너뜨릴 것인지가 화두가 됐다고 예루살렘포스트는 전했다.

Read more

Local New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