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갈렙 기자 기자
![]() ▲ 쉐이크 타밈 빈 하마드 알 타니 카타르 국왕 (사진=위키미디어 커먼즈) |
카타르가 경제 붕괴 위기에 처한 이란에 60억 달러 규모의 신용한도를 제공하기로 한 사실이 도하 비밀 협상의 세부 내용을 통해 드러났다고 이스라엘하욤이 31일 보도했다.
이스라엘하욤이 접촉한 역내 외교 소식통들에 따르면 신용한도 세부 조건은 모하마드 바게르 갈리바프 이란 의회 의장, 아바스 아라그치 이란 외무장관, 이란 중앙은행 총재가 도하를 방문한 지난 주 협상에서 최종 확정됐다. 이 자금은 카타르를 통한 물품 구매에만 사용할 수 있도록 민간 용도로 제한된다. 카타르가 이 방안을 꺼내든 것은 적어도 간접적인 미국의 동의 없이는 불가능했을 것이라고 소식통은 밝혔다. 미국은 협상 과정에서 자금 해제는 반드시 민간 용도로만 지정되고 감독 체계를 갖춰야 한다고 요구했다. 카타르가 마련한 틀, 즉 신용한도 제공과 도하를 통한 구매만 허용하는 방식은 이 미국 측 요구를 충족하는 감독 기제를 갖추고 있다.
이스라엘하욤에 따르면 협상의 핵심 의제는 한국산 자금이 예치된 카타르 내 120억 달러였다. 이 자금은 전쟁과 이란의 자금 해제 조건 불이행으로 기존에 동결된 상태였다. 이란은 이 중 일부를 현금으로 즉각 해제하려 했으며, 이스라엘하욤이 앞서 보도한 것처럼 도하 협상 중 워싱턴과 직접 전화 협상이 진행됐다. 이번 카타르의 조치는 이란의 농축 우라늄 비축량 인도와 자금 이전을 연계했던 트럼프 대통령의 초기 입장에서 한발 물러선 것이다. 이 연계 방안은 혁명수비대(IRGC) 강경파 고위 관리들의 반발에 부딪힌 바 있다.
호르무즈해협을 둘러싼 카타르의 역할도 드러났다. 정보·외교 소식통에 따르면 유럽, 중국, 인도를 향해 석유와 액화천연가스(LNG)를 싣고 항행하는 수십 척의 카타르 선박과 유조선이 이란의 승인을 받아 미 해군의 간섭 없이 호르무즈해협을 통과했다. 카타르가 이란에 통행료 등의 명목으로 재정 지원을 이전한 대가로 이뤄진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은 이란에 대한 지급 사실과 선언된 봉쇄 정책에도 불구하고 이 선박들의 통과를 막지 않았다. 반면 CENTCOM은 봉쇄를 전면 시행 중이며 상업 선박 116척을 우회 유도했다고 밝혔다.
이란의 경제 상황은 지속적으로 악화되고 있다. 이란 내 경제학자들의 보고서에 따르면 이란 경제는 올해 약 10% 역성장할 것으로 예상되며, 인플레이션이 치솟아 필수 물자 가격이 연초 대비 두 배로 뛰었다. 경제학자들은 동결 자금 해제와 석유 수출 재개로 이어지는 합의가 체결되더라도 외국인 투자와 대규모 외부 지원 없이는 이란의 회복이 어려울 것이라고 경고했다. 보험사 팩토리 뮤추얼의 비즈니스 회복탄력성 지수에서 130개국을 대상으로 경제적 충격에 대한 저항력과 회복력을 평가한 결과, 이란은 125위로 최하위권에 머물렀다. 이는 정책의 근본적인 변화와 외교·경제적 고립 탈피 없이는 회복 가능성이 없음을 의미한다고 이스라엘하욤은 분석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