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갈렙 기자 기자
![]() ▲ 아야톨라 알리 하메네이 이란 최고지도자. 위키미디어 커먼즈 |
이란의 환경·경제 위기가 소셜미디어를 통해 빠르게 확산되며, Z세대를 중심으로 체제에 대한 공개적 비판이 늘고 있다.
이스라엘 매체 ynetnews는 12일 이란 내부 소셜미디어 흐름을 분석해, 인스타그램과 틱톡이 이란 Z세대의 핵심 소통 창구로 자리 잡았다고 보도했다. 폐쇄적인 사회 환경 속에서도 젊은 세대는 외부 세계와 직접 연결돼 있다는 설명이다.
그동안 이란 SNS에는 일상 풍자와 가벼운 유머 영상이 주를 이뤘다. 생활비 상승이나 전통적 예절 문화인 ‘타아로프’를 희화화하는 콘텐츠가 많았다. 그러나 최근 한 달 사이 분위기가 급변했다.
변화의 계기는 인프라 위기였다. 잦은 정전으로 하루 수시간씩 전기가 끊겼다. 물 공급에도 차질이 발생했다. 여기에 6년 연속 가뭄이 겹치며 전국적인 물 부족 사태가 이어지고 있다.
SNS에서는 ‘과거와 현재’를 비교하는 영상이 유행하고 있다. 과거 물이 가득했던 저수지와 현재의 갈라진 땅을 대비하는 방식이다. 젊은 이용자들이 직접 촬영해 게시하고 있다.
대표 사례는 이란 북서부의 우르미아 호수다. 한때 중동 최대 규모였던 이 염호는 면적이 약 5200제곱킬로미터에 달했다. 현재는 거의 말라붙은 상태다. 현지에서는 무분별한 하천 전환과 장기간의 관리 실패가 원인으로 지목된다.
최근에는 대규모 산불 영상도 확산되고 있다. 고온과 건조한 날씨로 산불이 잇따르고 있다. 그러나 소방 장비와 항공기, 물 부족으로 대응이 어려운 상황이 그대로 노출되고 있다.
문제는 지하에서도 발생하고 있다. 가뭄을 보완하기 위해 지하수를 과도하게 끌어 쓰면서 테헤란 지반이 내려앉고 있다. 수도권 약 1500만 명이 거주하는 지역에서 도로와 인도가 갑자기 꺼지는 장면이 영상으로 공유되고 있다. 지반 침하 속도는 연간 약 30센티미터로 전해졌다.
마수드 페제시키안 이란 대통령은 최근 테헤란을 포기하고 새로운 수도를 건설해야 할 가능성을 언급했다. 수도 전체 이전 가능성이 공개적으로 거론된 것은 이례적이다.
환경 위기는 경제 문제와도 맞물려 있다. 국제 제재가 자동 복원되는 ‘스냅백’ 조치로 식료품 가격이 급등했다. 이에 따라 불만은 Z세대를 넘어 중·장년층으로 확산되고 있다.
SNS에서는 과거 왕조 시절에 대한 향수를 드러내는 영상도 늘고 있다. 과거 국왕의 연설과 현 정권 인사들의 해외 인터뷰를 비교하는 콘텐츠가 공유되고 있다. 거리 시위에서는 ‘사자와 태양’ 문양 깃발이 등장하고, 혁명 이전 지도자를 언급하는 구호도 포착됐다.
전쟁 관련 영상도 확산되고 있다. 일부 젊은 이란인들은 얼굴을 가리지 않은 채 정권을 직접 비판하는 메시지를 전하고 있다.
ynetnews는 이러한 SNS 흐름이 이란 사회 전반의 불만이 공개적으로 표출되는 단계에 접어들었음을 보여준다고 전했다. 다만 내부 위기가 심화될수록 정권이 외부 위협을 강조할 가능성도 함께 제기되고 있다고 덧붙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