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갈렙 기자 기자
![]() ▲ 미국 의회에서 연설전의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사진=미백악관) |
호르무즈해협 봉쇄로 미국 내 유가가 급등하면서 이란에 대한 군사 행동의 정치적 여건이 무르익고 있다고 이스라엘 매체 제이피드(JFeed)가 4일 분석했다.
유가 상승은 외교·군사 현안이 국내 정치 문제로 전환되는 가장 빠른 경로 중 하나다. 대다수 미국인이 외교·군사 현안의 세부 내용을 세심히 추적하지 않더라도 주유비는 직접 체감하기 때문이다.
핵심은 여론이 누구를 탓하느냐다.
실제로 이란이 세계 원유 생산에서 차지하는 비중만으로는 이번 유가 급등을 설명하기 어렵다. 이 수준의 유가 상승은 이란 단독이 아닌 △확전 우려 △해운 리스크 △시장 투기 △역내 분쟁 확산 가능성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라는 분석이다.
그러나 여론이 반드시 시장 논리를 따르는 것은 아니다. 많은 미국인이 이란을 유가 상승의 주범으로 인식한다면 트럼프 대통령에게 가해지는 압력은 ‘한발 물러서라’가 아니라 ‘행동에 나서라’는 방향으로 흐를 수 있다.
이것이 트럼프 대통령의 정치적 계산의 일부일 수도 있다. 위기가 장기화될수록 더 많은 미국인이 해결을 원하게 된다. 워싱턴보다 이란을 더 많이 탓한다면 트럼프 대통령은 강경 대응을 현실적 해법으로 제시할 여지를 얻는다.
제이피드는 이번 갈등이 이미 이스라엘만의 문제가 아니라고 봤다. 더 넓은 전략적 맥락에서 보면 이란이 지역 대리자 역할을 하는 가운데 미국과 중국·러시아 사이의 패권 경쟁이 본질이라는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에게는 시간적 여유도 있다. 시나이 정상회의가 다가오고 선거까지 아직 수개월이 남은 상황에서 여론을 조성하고 미국인이 감내할 수 있는 압박의 수위를 가늠할 여유가 있다.
군사적 선택지가 불가피한 것은 아니다. 그러나 국민적 불만이 계속 높아지고 이란이 그 불만의 주된 표적으로 남는다면 군사적 대응은 정치적으로 더욱 정당화하기 쉬워진다.
제이피드는 “트럼프 대통령이 미국인에게 전쟁을 열렬히 지지받을 필요는 없을지 모른다”며 “현 상황이 지속될 수 없다는 인식만 심어주면 충분할 수도 있다”고 분석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