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용선 기자 기자
![]() ▲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가 2025년 9월 11일 요르단강 서안 마알레 아두밈과 E1 지역 개발 가속화를 위한 기본 협정에 서명하고 있다. © GPO (기자청) |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가 논란이 큰 요르단강 서안 ‘E1 정착촌 확장 계획’에 공식 서명하며 “팔레스타인 국가는 결코 없을 것”이라고 선언했다. 네타냐후 총리는 12일 예루살렘 인근 마알레 아두밈에서 열린 서명식에서 “우리는 약속대로 팔레스타인 국가를 허용하지 않을 것”이라며 “이 땅은 우리의 것”이라고 강조했다.
E1의 역사적 배경
E1은 1993년 오슬로 협정에 따라 이스라엘이 행정·안보를 모두 통제하는 C구역에 속해 있으며, 최종 지위는 향후 협상으로 결정되도록 남겨진 지역이다. 그러나 국제사회의 강한 압력을 비롯한 여러 장애 요인으로 인해 이 지역은 수십 년간 사실상 개발이 중단된 상태였다. 1994년 이츠하크 라빈 당시 총리가 처음 건설 계획을 제안한 이후 역대 이스라엘 정부 모두 E1 개발을 지지해왔지만, 실제로는 12㎢(약 4.6평방마일)에 달하는 이 지역은 지금까지 손대지 못한 채 남아 있었다.
마알레 아두밈 ‘우산 협정’ 서명
이번 서명은 마알레 아두밈 시와 정부가 체결한 ‘우산 협정’의 일환으로, 7천여 가구 건설 및 기반시설 확충을 담고 있다. 총 투자 규모는 약 15억 달러(한화 약 2조 원)에 달한다.
협정에 따라 마알레 아두밈에는 E1(3,400가구)과 ‘광야의 새’(3,500가구)라는 두 개의 신규 주택단지가 건설되고, 기존 미츠페 네보 지역에도 300가구가 추가된다. 교육시설 확충에는 3억 셰켈(약 900억 원)이 배정됐다. 현재 4만 명이 거주하는 마알레 아두밈은 향후 5년 내 인구 7만 명 규모로 확대될 전망이다.
국제사회 강력 반발과 ‘두 국가 해법’ 논란
E1 지역은 예루살렘 동쪽 요충지로, 개발이 진행되면 요르단강 서안을 남북으로 단절시키고 동예루살렘과 팔레스타인 지역을 분리시킨다. 이는 팔레스타인 국가 수립의 ‘지리적 연속성’을 근본적으로 훼손해 사실상 두 국가 해법을 불가능하게 만든다는 비판을 받아왔다.
![]() ▲ 구글 지구 맵스로 보는 E1 지역과 마알레 아두밈 정착촌 © Google Earth Maps |
지난달 유럽연합(EU)과 유럽 주요국 등 25개국 외무장관은 공동 성명을 통해 이스라엘에 “즉각적 철회”를 요구했다. 이에 대해 이스라엘 외무부는 “외세의 간섭”이라며 “유대인의 역사적 권리를 부정하는 것은 인종차별적”이라고 반박했다.
더욱이 이번 서명은 다음 날 유엔총회가 팔레스타인 국가 수립과 두 국가 해법 이행을 명시한 ‘팔레스타인 문제의 평화적 해결을 위한 뉴욕 선언(New York Declaration on the Peaceful Settlement of the Question of Palestine)’을 압도적 표차로 채택하기 직전에 이뤄져, 국제사회의 움직임과 이스라엘의 정책 방향이 극명하게 대조됐다.
“도시 두 배로, 비전 실현”
네타냐후 총리는 행사에서 “이곳은 우리의 유산과 안보를 지키는 땅”이라며 “마알레 아두밈은 머지않아 두 배로 커질 것이며, 이는 거대한 변화”라고 말했다. 그는 또 1967년 장교 시절 이 지역에서 군사 훈련을 했던 기억을 언급하며 “당시 황량했던 이곳이 이제 도시로 발전하는 것을 보니 감회가 깊다”고 덧붙였다.
![]() ▲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는 2025년 9월 11일 마알레 아두밈이 세워진지 50주년을 주민들과 함께 축하하고 있다. © GPO (기자청) |
향후 파장
이스라엘 좌파 진영과 NGO ‘피스나우(Peace Now)’는 이번 조치가 “평화로운 두 국가 해법을 사실상 불가능하게 만드는 치명적 결정”이라고 비판했다. 국제사회 역시 강하게 반발하고 있으나, 이스라엘 정부는 최근 서방 일부 국가들이 팔레스타인 국가를 승인하려는 움직임에 맞서 오히려 요르단강 서안 일부 또는 전체의 병합까지 거론하며 강경한 태도를 유지하고 있다.
이번 E1 개발계획은 상징적 의미를 넘어 실제 공사 착수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아, 향후 중동 정세와 평화 협상에 중대한 파장을 일으킬 것으로 전망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