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스라엘·레바논, 워싱턴서 첫 직접 협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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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갈렙 기자 기자

▲ 왼쪽부터 마이클 니덤 미 국무부 카운슬러, 마이크 왈츠 주유엔 미국대사, 마코 루비오 미국 국무장관, 미셸 이사 주레바논 미국대사, 나다 하마데 무아와드 주미 레바논대사, 예히엘 라이터 주미 이스라엘대사가 2026년 4월 14일 미국 워싱턴DC 국무부에서 회담에 앞서 함께 서 있다.(사진=X@GulfTimes_QATAR)

이스라엘과 레바논이 미국의 중재 아래 워싱턴에서 역사적인 첫 직접 협상에 들어갔다. 1993년 이후 처음 성사된 양국 간 대면 협상으로, 당장은 휴전 복원이 목표지만 향후 평화협정과 관계 정상화 논의로 이어질 가능성도 제기된다. 

 

이번 회담은 14일 미국 워싱턴에서 약 2시간 동안 진행됐다. 협상에는 예히엘 라이터 주미 이스라엘 대사와 나다 무아와드 주미 레바논 대사가 참석했고, 마코 루비오 미국 국무장관이 중재를 맡았다. 회담 뒤 이스라엘, 레바논, 미국은 공동성명을 내고 직접 협상 절차를 시작하기로 합의했다고 밝혔다. 

 

이번 협상은 단순한 접촉을 넘어 양국 관계의 전환점이 될 수 있다는 기대를 낳고 있다. 세 나라는 공식적으로는 협상 출범의 의미를 강조했고, 협상에 관여한 당사자들은 이번 대화가 장기적으로는 평화협정 체결과 관계 정상화, 나아가 레바논의 아브라함 협정 참여 가능성까지 열어둘 수 있다고 보고 있다. 다만 당장의 1차 목표는 2024년 11월 체결된 휴전 합의를 다시 안정적으로 이행하는 데 있다. 

 

미국은 이번 회담을 하나의 사건이 아니라 과정의 시작으로 규정했다. 루비오 장관은 협상 개시 발언에서 “이것은 단일한 이벤트가 아니라 하나의 과정”이라며 단기간 안에 모든 복잡한 문제가 해결되지는 않겠지만, 양측이 앞으로 나아가는 출발점이 되길 바란다고 밝혔다. 그는 또 레바논 국민이 이란의 공격성과 그 대리세력의 피해자라고 지적하며, 이런 상황이 끝나야 한다고 말했다. 

 

이스라엘은 협상 의제를 비교적 분명하게 제시했다. 라이터 대사는 회담 뒤 레바논 정부가 헤즈볼라 지도부의 위협에 굴복하지 않은 점을 평가하며, 헤즈볼라의 완전한 무장해제와 레바논에서 이란 대리세력 영향력 축출, 진정한 평화 달성을 목표로 삼고 있다고 밝혔다. 이스라엘 총리실도 레바논과의 대화가 이어지고 있으며 목표는 헤즈볼라를 무장해제하고 레바논에서 밀어내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다만 헤즈볼라가 여전히 이스라엘과 민간인을 향한 무차별 공격을 계속하는 만큼, 헤즈볼라와의 별도 휴전 문제는 협상 대상이 아니라고 선을 그었다. 

 

레바논도 이번 협상에 기대를 걸고 있다. 레바논 대통령은 이번 만남이 레바논 국민 전체와 특히 남부 주민들의 고통이 끝나는 시작이 되길 바란다고 밝혔다. 이는 전쟁과 국경 충돌, 헤즈볼라 문제로 장기간 불안에 시달린 레바논 내부의 피로감이 그만큼 크다는 뜻으로 읽힌다. 

 

3국 공동성명에서도 핵심 방향은 뚜렷했다. 미국은 레바논 정부가 국가의 무력 독점권을 회복하고, 국내 이란 영향력을 끝내며, 이스라엘의 자위권을 보장하는 계획을 지지한다고 밝혔다. 이스라엘은 모든 비국가 무장조직의 해체를 지지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결국 협상의 본질은 국경 충돌 관리만이 아니라 헤즈볼라 문제와 레바논 내 권력 구조, 이란의 영향력 축소까지 포괄하는 데 있다. 

 

반면 헤즈볼라는 강하게 반발했다. 나임 카셈 헤즈볼라 사무총장은 레바논 지도부가 대가 없이 양보하고 있다며, 현재 진행되는 접촉은 휴전이 아니라 굴복의 틀 아래 이뤄지고 있다고 비판했다. 협상 진전 여부가 결국 레바논 정부와 헤즈볼라 사이의 내부 권력 갈등, 그리고 이란의 대응과도 맞물릴 수 있음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협상 당일 이스라엘군은 레바논 영토에서 북부를 향한 공격이 늘어날 가능성이 있다고 경고했다. 외교 접촉과 별개로 현장 군사 긴장은 아직 꺾이지 않았다는 뜻이다. 이번 워싱턴 회담이 실제 평화로 이어지려면 외교적 선언을 넘어 국경 충돌 억제, 헤즈볼라 무장 문제, 레바논 정부의 통치력 회복이라는 난제를 함께 풀어야 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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