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지형 기자 기자
![]() ▲ 위성영상 분석 기업 플래닛랩스가 지난 9월 24일 촬영한 위성사진에 이란 미사일 생산시설이 재건되고 있는 모습이 포착됐다. © 플래닛랩스 |
이란이 최근 중국의 지원을 받아 탄도미사일 제조 능력을 복구하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고 미 CNN방송이 29일(현지시간) 보도했다.
CNN은 유럽 정보 당국을 인용해 “이란이 지난 10월 말 중국으로부터 2,000톤이 넘는 ‘소듐 퍼클로레이트’를 반입했다”고 전했다. 이 물질은 일상적인 산업용으로도 쓰이지만 ‘암모늄 퍼클로레이트’라는 고체 연료 산화제의 핵심 원료로 사용돼 탄도미사일 연료 생산에 필수적이다.
보도에 따르면 이는 이란이 지난 6월 ‘12일 전쟁’ 기간 동안 대량으로 소진한 미사일 연료를 보충하기 위한 조치로 보인다. 당시 이란은 탄도미사일 수백 발을 이스라엘로 발사했으며, 이후 이스라엘군과 미군의 연합 공습으로 주요 핵시설과 무기 저장고 상당수가 파괴됐다.
유엔 제재 목록에는 여러 핵심 군사용 물질이 포함돼 있지만, 소듐 퍼클로레이트는 명시돼 있지 않다. CNN은 “이 허점이 중국 업체들에게 ‘부인 가능한 여지’를 제공한다”고 분석했다.
정보당국은 이란으로 향한 화물선들이 위성 위치추적장치를 끈 채 이동했다고 전했다. 이는 거래의 실체를 숨기려는 의도로 보이며, 서방 정보기관은 중국과 이란 간의 해상 운송이 반복적으로 관측되고 있다고 밝혔다.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CNN에 “구체적인 상황은 알지 못한다”며 “중국은 이중용도 품목의 수출을 국제 의무와 국내법에 따라 관리하고 있다”고 해명했다.
위성영상 분석 기업 플래닛랩스가 지난 9월 촬영해 공개한 사진에는 이란의 고체연료 생산 공장 두 곳이 새로 복구 중인 모습이 포착됐다. 이스라엘이 ‘12일 전쟁’ 당시 파괴했던 연료 혼합기 건물들이 재건되고 있으며, 이들 혼합기는 미사일 발사용 고출력 연료를 만드는 핵심 장비로 알려져 있다.
미들베리 국제학연구소의 제프리 루이스 비확산연구소장은 CNN에 “2,000톤의 소듐 퍼클로레이트는 약 500기의 탄도미사일을 생산할 수 있는 양”이라며 “이란은 전쟁으로 소진한 미사일을 보충하고 추가 생산을 위한 물질을 계속 확보하려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중국과 러시아는 9월 유엔 안보리에서 이란 제재 복원을 저지하려 했으나, 미국과 유럽의 주도로 ‘스냅백’ 제재가 재가동됐다.
중국 외교부는 당시 “이란 핵문제는 외교적 해결이 우선이며, 제재와 압박에는 반대한다”고 밝혔고, 이란·러시아·중국 3국은 공동서한을 통해 유엔의 조치가 “법적·절차적으로 결함이 있다”고 주장했다.
국제사회는 이번 정황을 이란이 사실상 유엔 제재를 무력화하고, 중국이 이를 묵인 내지 지원하고 있는 신호로 보고 있다.
한 유럽 외교 소식통은 CNN에 “이란이 탄도미사일 생산을 재개한 것은 단순한 무기 복구를 넘어, 향후 핵능력 확대를 염두에 둔 전략적 행보”라고 평가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