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섬유 드론보다 더 무서운 위협 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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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갈렙 기자 기자

▲ 드론이 설치된 지붕. (사진=우크라이나 보안국)

이스라엘군(IDF)이 레바논 남부에서 헤즈볼라의 광섬유 드론 공격에 속수무책으로 당하는 가운데, 보안 전문가들이 이보다 훨씬 심각한 새로운 위협을 경고하고 나섰다. 이동통신망을 이용해 드론을 원격 조종하는 기술로, 사실상 아무 곳에서나 타격이 가능한 데다 현재로선 알려진 대응책이 없다고 이스라엘 일간지 이스라엘하욤이 3일 보도했다.

 

전직 고위 보안 관계자는 이스라엘하욤과의 인터뷰에서 “샤헤드-136 같은 드론에 일반 휴대폰과 동일한 유심(SIM) 카드가 장착된 모뎀을 설치하면, 해당 국가의 4G·5G 이동통신망을 통해 실시간 고화질 영상을 주고받으며 드론을 조종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이란에 앉아 있는 조종사가 텔아비브나 브에르셰바 등 어느 곳에서든 현지 공범이 사전에 배치해 둔 드론에 접속해 특정 아파트 창문을 정밀 타격하는 것이 기술적으로 가능하다”고 경고했다.

 

이 기술이 이미 실전에 쓰인 사례가 있다. 지난해 6월 우크라이나가 러시아 영토 깊숙이 감행한 ‘스파이더웹 작전’이 대표적이다. 우크라이나는 18개월에 걸쳐 러시아 국내에 드론 117대를 은밀히 반입해 컨테이너 안에 숨겨뒀다가 일제히 출격시켜 러시아 전략폭격기 10여 대를 파괴했다. 드론 조종사들은 수백에서 수천 킬로미터 떨어진 곳에서 이동통신망을 통해 드론을 실시간으로 유도했다. 우크라이나 측은 러시아 미사일 탑재 폭격기의 34%가 이 작전으로 파괴됐다고 밝혔으며, 피해액은 최소 20억 달러로 추산됐다.

 

군사정보기관 헤즈볼라 담당 출신으로 현재 유대민족정책연구원 연구위원인 오르 호로비츠 중령(예비역)은 “이란이 이 기술을 이미 보유하고 있다”고 확인했다. 그는 “업그레이드된 샤헤드 드론에서 이를 확인할 수 있다”며 “사우디아라비아에서 미국 정찰기를 공격한 방식도 셀룰러망 조종 기술을 활용한 것으로 의심된다. 소규모 폭발물로 정밀하게 연료 탱크를 타격한 피해 양상이 이를 뒷받침한다”고 말했다. 이어 “헤즈볼라도 이 기술을 갖추고 있을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으며, 다음 사건은 시간문제”라고 경고했다.

 

이 기술의 가장 큰 위협은 국경을 넘을 필요가 없다는 점이다. 전직 고위 보안 관계자는 “현재 이스라엘에만 약 1500만 개의 이동통신 회선이 있다”며 “드론이 이스라엘 내부에 이미 배치돼 있다면, 외부에서 접속해 조종하는 것은 그중 하나의 회선을 이용하는 것에 불과하다. 조종자가 누구인지조차 특정할 수 없다”고 말했다.

 

러시아는 이 기술을 우크라이나 도시 공습에 광범위하게 활용하고 있다. 2023년 11월에는 러시아 드론에서 우크라이나 이동통신사 유심이 발견됐고, 지난해 7월에는 러시아판 샤헤드-136인 게란-2 드론에서 리투아니아·폴란드 유심이 검출됐다. 유럽에서는 지난해 여름·가을 60여 차례 정체불명의 드론이 출몰했으며 덴마크, 독일, 벨기에 당국은 러시아 소행으로 의심했다.

 

미국도 이 위협에 이미 촉각을 곤두세웠다. 올해 3월 FBI는 캘리포니아 경찰에 미국 동부 해안 인근을 항행하는 선박에서 폭발물 탑재 드론이 발사될 수 있다는 경보를 발령했다. 경보에는 “이란이 2월부터 정체불명 선박을 통해 미국을 기습 공격하려 했다는 미확인 정보를 입수했다”는 내용이 담겼다.

 

대응책은 사실상 전무한 수준이다. 우크라이나는 유심 카드 밀수를 차단하는 방식을 택했고, 러시아는 지난해 여름부터 다수 도시에서 모바일 인터넷을 차단하고 있지만 효과는 제한적이다. 호로비츠는 “자유민주주의 국가에서는 인터넷을 끌 수 없다. 모든 파급 효과를 생각해봐라”며 “도심 저공비행 드론을 탐지할 레이더도 없고, 건물 밀집 지역에서는 레이더 설치 자체가 불가능하다. 현재로선 알려진 해결책이 없다”고 말했다.

 

호로비츠는 “스파이더웹 작전을 보고 우리 시스템이 ‘왜 우리에게는 이런 일이 일어나지 않겠는가’라고 자문해야 한다”며 “이것은 20년 전 로켓 시대의 시작에 비견할 만한 극적인 발전”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러시아에서 이란으로, 이란에서 헤즈볼라와 후티로 이어지는 정밀 타격 능력의 확산이 이미 진행 중이다. 10월 7일의 교훈을 잊어선 안 된다. 위협이 눈앞에 있는데 눈을 감아서는 안 된다”고 경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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