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용선 기자 기자
영국 데일리 미러가 23일(현지시간) 1면에 ‘가자 아이들을 굶주림에서 구하라’는 제목과 함께 삐쩍 마른 아동 사진을 게재하자, 이스라엘이 “허위 내러티브”라며 강력 반박하고 나섰다.
이스라엘 영토 내 정부활동조정국(COGAT)은 성명을 통해 “사진 속 아이는 3세 카림 무아마르로, 선천성 유전질환인 판코니 증후군을 앓고 있다”며 “이는 분쟁 전 이미 진단된 희귀 질환”이라고 밝혔다. COGAT은 가자 내 유럽병원에서 발급된 전쟁 전 진단서까지 공개하며 “하마스는 이를 굶주림의 결과로 포장해 선전전에 활용하고, 일부 외신이 이를 검증 없이 퍼 나르고 있다”고 비판했다.
23일 영국 데일리 미러 신문사는 가자지구의 기아 상황을 알리겠다며 3세 아동 카림 알리 포우아드 아부 무아마르의 사진을 1면에 실었다.
그러나 사실 이 아이는 ‘기아’가 아니라 선천적 유전 질환인 판코니 증후군을 앓고 있다. 이 질환은 근육과 비뇨기계 약화를 일으키며, 가족 구성원 일부도… https://t.co/ljBKDW7A0i— KRM NEWS (@KRMediaLtd) August 25, 2025
비슷한 사례는 과거에도 있었다. 5세 아동 오사마 알라카브는 선천적 낭포성 섬유증을 앓고 있었으나, 그의 사진은 ‘이스라엘이 아이들을 기아 상태로 몰아넣고 있다’는 주장에 이용됐다. 이 아동은 지난 6월 이스라엘 당국의 조율로 가족과 함께 라몬 공항을 통해 가자에서 이탈리아로 후송돼 현재 치료를 받고 있다. COGAT은 당시에도 “비극적 이미지를 악용해 증오와 거짓을 퍼뜨리는 행위는 더 큰 해악을 초래한다”고 지적한 바 있다.
이스라엘 외교부:
이것이 바로 현대판 ‘blood libel’(악의적 모함)입니다.
한 병든 아이, 탈취된 사진, 그리고 진실보다 빠르게 퍼지는 거짓.그의 이름은 오사마 알 라카브. 그는 심각한 유전질환인 낭포성 섬유증을 앓고 있습니다.
지난 6월 12일부터 이탈리아에서 치료를 받고 있으며,… https://t.co/Ax7nKYKyXS
— KRM NEWS (@KRMediaLtd) August 25, 2025
영국의 독립 탐사언론인 데이비드 콜리어도 국제 언론의 보도 태도를 문제 삼았다. 그는 최근 보고서에서 “BBC·스카이뉴스·가디언·CNN·뉴욕타임스·데일리메일 등 주요 매체들이 뇌성마비 아동 무함마드의 사진을 기아 보도에 활용했지만, 대부분 그의 질환을 언급하지 않았다”고 비판했다. 콜리어는 “이 같은 누락은 최소한 중대한 편집 과실이며, 경우에 따라서는 의도적인 프레임 설정일 수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또 같은 사진 촬영 당시 무함마드의 어머니와 형제가 건강한 모습으로 함께 찍힌 사진을 제시하며, “아동의 상태는 기아 때문이 아니라 선천적 뇌성마비와 저산소증 때문임이 의료 보고서로 확인됐다”고 강조했다.
![]() ▲ 이스라엘이 가자지구 내 대대적인 기아를 일으키고 있다고 주요 언론사가 보도하고 있다. © |
![]() ▲ 공개되지 않은 더 넓은 사진에서는 2022년 4월 18일에 태어나 현재 3세인 무함마드의 형, 주드가 건강한 모습으로 함께 보인다. 무함마드는 2023년 12월 23일, 10월 7일 사태가 발생한 지 두 달 뒤에 태어났다. © 가자 팔레스타인 소셜 미디어 사진 |
이스라엘 외무부는 이러한 사례를 “현대판 악의적 모함(일명 ‘blood libel’)”이라고 규정했다. ‘blood libel’은 중세 유럽에서 유대인들이 기독교인의 피를 종교 의식에 사용한다는 거짓 소문에서 비롯된 반유대주의적 선전으로, 이스라엘은 “허위 이미지를 동원해 이스라엘을 악마화하는 방식이 과거의 모함과 다르지 않다”고 비판했다.
전문가들은 “가자 일부 지역의 식량 부족은 실제 문제이지만, 선천적 질환 아동의 사진을 전쟁 기아의 증거로 삼는 것은 심각한 사실 왜곡”이라고 경고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