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BC 사장·보도국장 동반 사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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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갈렙 기자 기자

▲ 이번에 사퇴한 팀 데이비 BBC 사장

영국 공영방송 BBC의 팀 데이비 사장과 데보라 터니스 보도국장이 9일 나란히 사퇴했다. 두 사람의 퇴진은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의 연설 편집 논란과 이스라엘-하마스 전쟁 보도에서 드러난 편향성 문제로 BBC가 거센 비판을 받은 직후에 이뤄졌다.

 

논란의 발단은 BBC의 시사 프로그램 ‘파노라마(Panorama)’가 트럼프 전 대통령의 2021년 1월 6일 연설을 편집하면서, 그가 마치 의회 폭동을 선동한 것처럼 보이게 한 점이었다.

 

트럼프는 실제로 “의사당으로 행진하자”라고 말한 직후 “용감한 의원들을 응원하자”고 덧붙였지만, 이후 발언이 삭제된 채 “fight like hell(죽을힘을 다해 싸우자)”라는 구절만 강조돼 방송됐다.

 

트럼프 측은 BBC를 “100% 가짜 뉴스”라고 비판했고, 영국 언론감독기구는 이를 “중대한 오보”로 규정했다.

 

BBC는 하마스와의 전쟁 보도에서도 “이스라엘의 고통을 축소하고 하마스를 비판하지 않는다”는 내부 보고서가 공개되며 파문을 일으켰다.

 

특히 BBC 아랍어 채널이 하마스 간부의 아들이 내레이션한 다큐멘터리를 방송했다가 거센 항의를 받고 해당 영상을 삭제했다. 또한 하마스 공격을 ‘테러’로 규정한 기자들에게 징계를 내린 사실도 알려지며 “체계적인 반이스라엘 편향” 비판이 제기됐다.

 

한편 지난해 영국 글래스톤베리 음악축제에서는 BBC가 생중계한 공연에서 한 밴드가 “이스라엘군(IDF)을 죽여라”는 구호를 외쳐 논란을 빚기도 했다.

 

영국 유대인 대표기구인 영국유대인대표위원회(Board of Deputies of British Jews)는

“BBC의 중동 보도는 수년째 심각한 편향을 보여왔다”며 “이번 사퇴는 끝이 아니라, 조직의 근본적 개혁이 시작돼야 한다”고 성명을 냈다.

 

이스라엘 외무부 역시 “BBC의 왜곡 보도는 오랫동안 반이스라엘 선전을 조장해 왔다”며

“이번 사태는 언론의 정치화가 얼마나 위험한지 보여주는 사례”라고 비판했다.

 

데이비 사장은 성명에서 “모든 결정은 내 책임”이라며 “BBC 뉴스에 대한 현재의 논쟁이 사퇴 결정에 영향을 미쳤다”고 밝혔다. 그는 “BBC는 완벽하지 않지만, 투명하고 책임 있는 자세를 유지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영국 정부의 리사 낸디 문화장관은 “BBC가 공정성과 신뢰 회복을 위해 근본적 변화를 시작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BBC는 월요일 영국 의회 문화·미디어위원회에 공식 해명서를 제출할 예정이다.

 

영국 내에서는 “국가대표 언론의 공정성 위기”라는 비판이 이어지고 있으며, BBC의 신뢰 회복을 위한 전면적 조직 쇄신이 불가피하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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