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단 반군, 엘파시르서 2천명 학살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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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갈렙 기자 기자

▲ RSF의 폭력 앞에 무기력한 여인과 아이 모습

수단 다르푸르 지역의 엘파셰르(El Fasher)에서 10월 26일부터 31일 사이, 2천 명 이상 민간인이 학살된 것으로 알려졌다. 현지에서는 병원 폭격·교회 방화·기독교인 처형이 이어졌지만, 국제 언론은 거의 침묵하고 있다.

 

이번 참극은 준군사조직 RSF(Rapid Support Forces)가 정부군의 마지막 거점을 점령하면서 벌어진 것으로, 유엔은 “2003년 다르푸르 대학살 이후 최악의 폭력 사태”라며 집단학살(genocide) 가능성을 경고했다.

 

현지 인권 단체들과 위성 사진 분석에 따르면, RSF는 도시 진입 직후 민가와 병원, 구호 시설을 무차별 공격했다.

엘파셰르의 마지막 가동 병원은 공습으로 파괴돼 의료진 460여 명이 사망했고, 부상자 치료는 사실상 중단됐다.

 

위성 사진에는 피로 물든 거리와 급히 매장된 대규모 집단무덤이 포착됐다. 유엔과 적십자는 “도시의 상당 부분이 잿더미로 변했다”며 대규모 인도주의 재앙을 경고했다.

 

■ “교회 불태워지고, 기독교인 표적 처형”

 

이번 학살의 희생자는 대부분 무슬림 마살리트(Masalit) 소수민족으로 알려졌지만, 그 뒤에는 거의 보도되지 않은 또 다른 표적이 있다.

수단 기독교 소수민족이 조직적으로 공격당하고 있다는 증언이 잇따르고 있다.

 

기독교박해감시단체 CSW(Christian Solidarity Worldwide)는 현장 영상을 검증한 결과, 교회 여러 곳이 방화로 전소됐고 신자들이 교회 안에 피신했다가 집단 공격을 받았으며 여성 신자 대상 성폭행·살해가 반복적으로 발생했다고 밝혔다.

 

CSW는 이를 “우발적 충돌이 아닌 기독교 공동체에 대한 체계적 박해”로 규정했다.

 

국제 언론의 보도는 대부분 “민족 갈등”이나 “내전 폭력”으로 포장돼 있으며, 기독교인에 대한 표적 학살은 거의 다뤄지지 않고 있다.

CSW 관계자는 “나이지리아에서도 기독교 마을이 공격받을 때마다 ‘부족 간 충돌’로 축소된다”며 “기독교인 피해만 유독 흐릿하게 다뤄지는 이중 잣대”를 비판했다.

 

세계 여러 조사에 따르면 기독교는 현재 전 세계에서 가장 박해받는 종교로 꼽힌다. 그럼에도 언론이 이를 ‘정치적 고려’나 ‘균형 보도’라는 명목으로 누락한다면, 이는 침묵을 통한 공범 행위라는 지적이 제기된다.

 

전문가들은 “전쟁의 모든 희생자는 보호받아야 하지만, 특정 종교나 집단의 고통을 외면하는 것은 정의의 균형을 무너뜨린다”며 “수단 내 기독교인 학살에 대한 국제 조사와 책임자 처벌이 반드시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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