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2025년 9월 9일 카타르 도하에 연기가 피어오르고 있다. © Telegram @N12chat |
이스라엘이 9일 카타르 수도 도하에 체류 중인 하마스 지도부를 겨냥한 공습을 감행했다.
이스라엘군은 성명에서 “이번 작전은 수년간 하마스의 작전을 지휘하며 2023년 10월 7일 학살에 직접 책임이 있는 인물들을 대상으로 진행됐다”며 “정밀 유도탄을 사용해 민간인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해 노력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하마스 격퇴를 위해 단호히 작전을 이어갈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날 오후 3시 50분경, 도하 시내 하마스 본부로 알려진 건물 인근에선 10여 차례 폭발음과 함께 짙은 연기가 피어오르는 장면이 목격됐다.
아랍권 매체들은 당시 하마스 협상단이 미국의 새로운 인질 석방·휴전 제안을 논의하기 위해 모여 있었다고 보도했다.
사우디 아라비아 매체 알아라비야는 하마스 협상 대표인 칼릴 알하야가 공습으로 사망했다고 전했다. 그러나 다른 현지 보도에서는 그의 사망 여부에 대해 엇갈린 주장이 나오고 있다. 알하야는 전날에도 셰이크 모하메드 빈 압둘라흐만 알사니 카타르 총리와 회담하는 등 휴전 협상을 주도해온 인물이다.
하마스의 최고 의사 결정 기구인 정치국 인사들은 수년간 도하에 거점을 두고 활동해왔다. 정치국 수장이었던 야히야 신와르가 사망한 지난해 10월 이후, 고위 간부 5명으로 구성된 위원회가 집단지도체제로 하마스를 이끌어왔다. 위원회에 소속된 칼레드 마샬, 칼릴 알하야, 자헤르 자바린, 무함마드 이스마일 다르위시 모두 카타르에 머물고 있었다.
이스라엘은 그간 반복적으로 해외에 거주하는 하마스 지도부를 섬멸하겠다고 공언해왔다. 에얄 자미르 이스라엘군 참모총장은 지난달 30일 해외에 거주하는 하마스 지도부를 암살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스라엘 관리는 채널12와의 인터뷰에서 “칼릴 알하야와 자헤르 자바린 등을 타격 대상으로 삼았다”며 “정치·안보 수뇌부의 합의하에 작전이 시행됐다”고 말했다.
작전명은 ‘심판의 날(Atzeret HaDin)’인 것으로 알려졌다. 베냐민 네타냐후 총리는 공식 성명에서 “오늘 공습은 이스라엘이 기획하고 실행한 독립적 작전이었다”며 “이스라엘이 전적으로 모든 책임을 질 것”이라고 밝혔다.
미국은 이번 작전을 사전에 알고 있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워싱턴포스트는 이스라엘 당국자를 인용해 이스라엘이 공격 사실을 미국에 미리 통보했고 사전 승인을 받았다고 보도했다.
마지드 알안사리 카타르 외교부 대변인은 “국제법을 위반한 범죄적 공격”이라고 강하게 반발했다. 그는 “카타르의 안보와 주권을 무시한 무모하고 무책임한 행위를 결코 용납하지 않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스라엘이 카타르에서 군사작전을 펼친 것은 역사상 처음이다. 도하는 이스라엘 국경에서 약 1,800km 떨어져 있으며, 이는 최근 작전을 수행한 이란·예멘보다도 먼 거리다. 군사 전문가들은 이번 공습이 카타르의 중재자 역할에 사실상 종지부를 찍을 수 있다고 전망했다.



